
용신, 필요한 한 기운: 여덟 글자를 한 글자로 줄이면
여덟 글자를 다 본 다음에는 한 가지 질문이 남아요. 이 사주에 지금 가장 필요한 기운은 무엇인가. 그 답으로 고른 한 기운이 용신(用神)이에요. 쓸 용에 신 신, 말 그대로 쓰는 기운이라는 뜻이에요.
목, 화, 토, 금, 수 다섯 가운데 하나를 골라요. 그 기운이 오면 사주가 편해지고, 그 기운이 눌리면 답답해져요. 사주 상담에서 "용신이 뭐예요"를 가장 많이 묻는 이유도 여기 있어요. 여덟 글자를 한 글자로 줄인 답이라서요.
시리즈 공통 예시 사주(1997년 8월 25일 오전 4시 15분생)
왜 하나만 고르나요
여덟 글자는 서로 얽혀 있어서 전부 다 손댈 수는 없어요. 가장 효과가 큰 한 곳을 짚는 거예요. 저울이 왼쪽으로 기울었으면 오른쪽에 무게를 얹고, 오른쪽으로 기울었으면 왼쪽에 얹어요. 어디에 얹을지가 용신이에요.
가장 흔한 방법은 억부예요
가장 널리 쓰는 방법이 억부(抑扶)예요. 누를 억, 도울 부. 일간이 세면 눌러서 덜어 내고, 약하면 도와서 보태 줘요.
신강하면 덜어 내는 쪽인 식상, 재성, 관성에서 고르고, 신약하면 받쳐 주는 쪽인 비겁, 인성에서 골라요. 지난 편에서 잰 강약이 그대로 여기로 이어져요. 신강과 신약을 먼저 정해야 용신이 나와요.
다른 방법도 있어요
억부만 쓰는 게 아니에요. 너무 춥거나 더울 때 온도를 맞추는 조후(調候)가 있어요. 겨울에 태어나 물이 많으면 불이 필요하고, 여름에 태어나 불이 많으면 물이 필요하다고 보는 방법이에요. 두 기운이 팽팽히 싸울 때 사이를 이어 주는 통관(通關)도 있어요. 금과 목이 부딪치면 그 사이의 수가 다리를 놓는 식이에요.
어느 방법을 쓰느냐에 따라 용신이 달라져요. 같은 사주를 두 사람이 보면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예시 사주의 용신은 화예요
지난 편에서 예시 사주는 신약으로 판정됐어요. 그러면 억부법으로는 받쳐 주는 쪽이 용신이에요.
- 용신은 화(火), 대표 천간은 丙(병)이에요
- 희신은 목(木), 용신을 낳아 주는 기운이에요
- 기신은 수(水), 용신을 꺼뜨리는 기운이에요
왜 화일까요. 일간 己(기)는 토인데, 토를 낳아 주는 것이 화예요. 화생토의 순환이에요. 그 화가 천간에 丙과 丁(정) 둘 다 있어요. 목은 화를 낳으니 희신이 되고, 수는 화를 끄니 기신이 돼요.
신약한 저울에는 받쳐 주는 쪽을 얹어요. 어디에 얹을지가 용신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용신이 사주 안에 이미 있다는 점이에요. 없는 기운을 용신으로 잡으면 쓸 것이 없지만, 이 사주의 丙은 시간 자리에 떡 하니 있어요. 흙이 많아 무거운데 정작 일간은 약한 사주라, 더 쌓는 게 아니라 받쳐 주는 불이 필요한 구조예요.
용신이 오면 뭐가 달라지나요
용신은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시간과 만나요. 10년마다 새 글자가 붙는 대운에는 용신 기운이 오는 10년이 있고, 해마다 글자가 바뀌는 세운도 있어요. 용신 기운이 오는 시기가 흔히 말하는 "운이 좋은 때"예요. 반대로 용신을 치는 기운이 오면 답답한 시기예요.
예시 사주의 대운은 금에서 수, 목 순서로 흘러요. 다음 편에서 직접 대 봐요.
용신을 맹신하면 안 되는 이유
세 가지를 알아 두세요. 첫째, 방법에 따라 달라져요. 억부, 조후, 통관 중 무엇을 쓰느냐로 답이 갈려요. 둘째, 사람마다 다르게 봐요. 같은 사주를 두 명이 보면 다른 용신이 나올 수 있어요. 셋째, 용신 하나로 인생이 정해지지 않아요. 여덟 글자를 한 글자로 줄인 요약이고, 요약은 원본이 아니에요.
용신은 답이 아니라 관점이에요. "이 사주는 이쪽이 필요해 보인다"는 판단이지 정해진 정답이 아니에요. 그래서 이 글은 용신이 정해지는 과정까지만 보여 드려요. 내 사주의 용신이 무엇으로 잡히는지는 방울당 정통사주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편에서 짚은 것
- 용신은 이 사주에 지금 가장 필요한 한 기운이에요
- 신강하면 덜어 내는 쪽, 신약하면 받쳐 주는 쪽을 고르는 게 억부법이에요
- 방법에 따라 답이 갈려요. 용신은 정답이 아니라 관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