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당
신강신약
사주 봤는데 뭔 말인지 몰랐다면 11/18 · 짜임

신강과 신약: 일간의 힘은 개수로 정해지지 않아요

같은 글자라도 힘이 달라요. 밭흙을 뜻하는 己(기)라도 두터운 밭이 있고 얇은 밭이 있어요. 이번 편에서 볼 것은 그 두께를 재는 법이에요. 나를 가리키는 글자인 일간이 센 상태를 신강(身强), 약한 상태를 신약(身弱)이라고 불러요.

일간이 출발점이라면, 신강과 신약은 그 출발점이 얼마나 든든한지를 재는 다음 단계예요.

시주일주월주년주
정인본원겁재편인
정관정재상관비견
戊丙甲戊甲壬戊壬庚癸辛己

시리즈 공통 예시 사주(1997년 8월 25일 오전 4시 15분생)

개수만 세서는 판정할 수 없어요

여덟 글자에서 목, 화, 토, 금, 수가 몇 개씩인지 세는 건 이미 해 봤어요. 그런데 개수는 첫 번째 눈금일 뿐이에요. 여름에 태어난 불은 하나라도 세고, 겨울에 태어난 불은 셋이라도 약하거든요. 실제로 힘을 재려면 세 가지를 봐야 해요. 내 편이 몇인지, 계절이 나를 돕는지, 자리가 좋은지예요.

첫 번째, 내 편이 몇인지 세요

여덟 글자를 일간을 돕는 쪽과 덜어 내는 쪽으로 갈라요. 기준은 각 글자가 일간과 맺는 관계인 십신이에요. 십신을 다섯 무리로 되돌리면 저울이 돼요.

무리 하는 일
내 편 비겁 나와 같은 오행, 힘을 보태요
내 편 인성 나를 낳는 오행, 받쳐 줘요
상대편 식상 내가 낳는 오행, 힘이 나가요
상대편 재성 내가 누르는 오행, 힘을 써요
상대편 관성 나를 누르는 오행, 눌려요

예시 사주를 세어 보면 내 편은 본원 己, 겁재 戊(무), 비견 丑(축), 정인 丙(병), 편인 丁(정)으로 다섯이에요. 상대편은 상관 申(신), 정재 亥(해), 정관 寅(인)으로 셋이에요. 개수로는 5 대 3, 내 편이 많아요.

두 번째, 계절을 봐요

여기가 가장 무거운 항목이에요. 태어난 달의 아랫글자인 월지는 계절을 담고 있어서, 여덟 글자 가운데 기운의 세기를 가장 크게 좌우해요. 월지 하나가 나머지 일곱보다 셀 수 있어요.

월지가 내 편이면 힘을 얻었다고 해서 득령(得令), 상대편이면 힘을 잃었다고 해서 실령(失令)이라고 해요.

예시 사주의 월지는 申이에요. 申은 금이고, 일간 己에게는 상관이라 상대편이에요. 실령이에요. 개수로는 내 편이 많은데, 계절은 내 편이 아니에요.

세 번째, 자리를 봐요

나와 가장 가까운 자리인 일지, 즉 태어난 날의 아랫글자가 내 편인지를 득지(得地), 나머지 자리에 내 편이 많은지를 득세(得勢)라고 해요. 득지가 아니면 실지, 득세가 아니면 실세예요.

예시 사주는 일지 亥가 정재, 그러니까 상대편이라 실지예요. 대신 천간에는 丙, 丁, 戊 셋이 전부 내 편이고 년지 丑도 내 편이에요. 천간은 전부 내 편인데 지지가 등을 돌린 모양이에요.

예시 사주를 재 보면 개수와 판정이 어긋나요

세 항목의 답이 갈려요. 개수는 5 대 3으로 신강 쪽, 계절은 실령이라 신약 쪽, 자리는 실지에 득세로 반반이에요. 이렇게 엇갈릴 때는 가장 무거운 계절이 이겨요.

글자 수는 왼쪽이 많은데, 월지 申 한 장이 나머지보다 무거워 저울이 반대로 넘어가요.

답은 신약이에요. 다만 아슬아슬한 신약이에요. 개수와 자리가 내 편을 들어 준 만큼, 신약 중에서는 신강 쪽에 가장 가까운 자리예요. 강약을 더 잘게 나눠 보는 곳에서는 이런 상태를 중화신약이라고 불러요.

개수로는 신강처럼 보였는데 왜 판정은 신약일까요. 개수는 여덟 글자를 똑같이 한 개씩 셌지만, 실제로는 월지 하나가 나머지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이에요. 월지 申이 상관이라 일간의 힘이 빠져나가는 자리이고, 일지 亥마저 재성이라 내 편이 아니에요. 가장 센 두 자리를 다 잃은 거예요. 개수를 세는 건 준비 운동이고, 판정은 월지에서 갈려요.

신강이면 좋은 건가요

아니요. 신강이 좋고 신약이 나쁜 게 아니에요. 신강이면 힘이 있지만 쓸 데가 없으면 고집만 세고, 신약이면 힘이 적지만 받아들이는 데는 유연해요.

중요한 건 강약 자체가 아니라 균형을 어디서 잡느냐예요. 신강한 사주는 덜어 내는 쪽인 식상, 재성, 관성이 필요하고, 신약한 사주는 받쳐 주는 쪽인 비겁, 인성이 필요해요. 그렇게 고른 필요한 한 기운을 용신이라고 하는데, 다음 편에서 이어서 봐요.

이 편에서 짚은 것

  • 신강과 신약은 일간이 얼마나 든든한지를 재는 거예요
  • 개수, 계절, 자리 셋을 보고, 그중 계절인 월지가 가장 무거워요
  • 강약 자체가 좋고 나쁜 게 아니라, 균형을 어디서 잡느냐가 중요해요